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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삼森 라羅 만萬 상象</title>
		<link>http://yoni.sshel.com/tt/mars/</link>
		<description>Fortress of Regrets</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Mon, 17 Nov 2008 17:40:18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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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두 그릇과 왕자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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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글쟁이 부부가 아침을 먹고 있었다. 남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lt;BR&gt;&quot;마감이 이틀 지났는데 아직 못썼더니 무서워서 MSN에 접속을 못하겠어.&quot;&lt;BR&gt;마감과 십계, 결혼서약은 어기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믿는 아내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lt;BR&gt;&quot;좀 더 뻔뻔해져봐.&quot;&lt;BR&gt;그러나 남편의 얼굴은 밝아지지 않았다.&lt;BR&gt;&quot;충분히 뻔뻔해졌어. 약속을 하나 어길 때마다 세상을 향한 통로가 하나씩 닫히는 느낌이야.&quot;&lt;BR&gt;&quot;죄를 지을 때마다 하나씩 구멍이 닫히면서 봉인되는 거군.&quot;&lt;BR&gt;아내는 출구 없는 어둠 속에 봉인되는 폐기처분 거대작가괴물을 상상하며 흐뭇해했다. 하지만 이대로 내버려뒀다가 마감 스트레스로 남편의 우울증이 심해지면 설거지가 쌓이거나 국이 짜지거나 밥이 질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특별히 너그럽게 말했다.&lt;BR&gt;&lt;BR&gt;&quot;여보. 너무 안써지면 내 특별히 허락할 테니 &amp;lt;두 그릇과 왕자 이야기&amp;gt;를 써보시오.&quot;&lt;BR&gt;아내는 예전에 &lt;a href=&quot;http://yoni.sshel.com/tt/mars/entry/두-왕자와-시인-이야기?category=43&quot;  target=_blank&gt;&amp;lt;두 왕자와 시인 이야기&amp;gt;&lt;/a&gt; 라는 단편을 쓴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연작으로 &amp;lt;그릇과 시인이야기&amp;gt;를 썼다. 자기보다 훨씬 수월하게 마감을 넘긴 아내가 못내 부러웠던 남편은 그 두 단편을 합해 &amp;lt;두 왕자와 그릇 이야기&amp;gt;라는 패러디를 쓰겠다고 땡깡을 부린 적이 있는데 실컷 얻어맞고 포기를 했던 것이다. 아내가 남편을 팬 것은 어디까지나 지극한 애정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글도 안써지는 남편이 진실로 범접할 수 없는 산과 같은 문학적 경지에 도전했다가 좌절을 흠씬 먹고 백발이라도 되어버리면 어쩐단 말인가. &lt;BR&gt;그렇게 금지했던 패러디를 모처럼 아내가 허락하자 남편은 믿을 수 없다는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고맙긴 했지만, 그가 쓰려고 했던 &amp;lt;두 왕자와 그릇 이야기&amp;gt;와는 제목이 약간 다르다는 사실을 눈치주었다. 그러나 아내는 그런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다. 원래 대범한 사람인 것이다. 심성만큼이나 대범한 주먹을 흔들며 아내가 말했다.&lt;BR&gt;&quot;당신 혼자 쓰기는 힘들 테니 내가 좀 도와주도록 하지. 자, 시작해 보시오.&quot; &lt;BR&gt;남편은 할 수 없이 이야기를 시작했다.&lt;BR&gt;&lt;BR&gt;
&lt;p id=&quot;more2349_0&quot; class=&quot;moreless_fold&quot;&gt;&lt;span style=&quot;cursor: pointer;&quot; onclick=&quot;toggleMoreLess(this, &#039;2349_0&#039;,&#039; more.. &#039;,&#039; less.. &#039;); return false;&quot;&gt; more.. &lt;/span&gt;&lt;/p&gt;&lt;div id=&quot;content2349_0&quot; class=&quot;moreless_content&quot; style=&quot;display: none;&quot;&gt;&lt;BR&gt;옛날 옛날 어떤 왕국에 세 왕자를 둔 임금님이 계셨습니다. 임금님이 어느날 큰 병에 걸렸습니다. 임금님은 세 왕자를 모아놓고 말씀하셨습니다. &lt;BR&gt;&quot;얘들아, 내 병이 나으려면, 아니지, 왕국을 구하려면 XX라는 보물이 필요하구나.&quot; &lt;BR&gt;XX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해서 미완성의 작품이라는 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우린 어차피 그 보물이 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아무거나 그냥 적당한 걸 끼워넣으면 됩니다. 사실 임금님의 약이라도 되고 왕국을 구할 보물이라도 되고, 쌔끈한 미녀라도 되고 도토리 백만개나 문화상품권, 아무튼 목적의식을 불러일으킬만한 무엇이기만 하면 되지 않습니까? &lt;BR&gt;&quot;너희들 중에 그걸 구해오는 아들에게 내 왕국을 물려주겠다.&quot;&lt;BR&gt;첫째 왕자는 왕국에서 제일 용감한 군대를 이끌고 보물을 찾기 위해 성을 떠났습니다.&lt;BR&gt;둘째 왕자는 왕국에서 가장 뛰어난 마법사를 데리고 보물을 찾기 위해 성을 떠났습니다.&lt;BR&gt;셋째 왕자는 데려갈 것이 없었습니다. 남은 것이라고는 마굿간 옆에서 키우던 개 한 마리 뿐이었습니다. &lt;BR&gt;개는 요렇게 생겨먹은 놈이라 &lt;BR&gt;&lt;img src=&quot;http://yoni.sshel.com/tt/thumbnail/1/1009099603.w383-h341.jpg&quot; width=&quot;383&quot; height=&quot;341&quot; /&gt;&lt;BR&gt;귀엽지도 않고 싸움에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개를 물끄럼 바라본 셋째 왕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lt;BR&gt;&quot;넌 딱 두 그릇 정도 나올 것 같구나. 오늘부터 네 이름은 두 그릇이다.&quot;&lt;BR&gt;그렇게 해서 두 그릇과 왕자는 길을 떠났습니다.&lt;BR&gt;&lt;BR&gt;마녀의 주름 같은 산길과 끝이 보이지 않는 대공황 같은 절벽, 영원히 끝나지 않는 마감같은 대미궁, 잔소리, 독촉, 염장, 가로채기, 뻘소리, 엄마 친구 아들 같은 무시무시한 괴물들과 마주치는 영웅서사시적인 모험에 부딪치기 전에, 왕자는 배고픔과 마주쳐야 했습니다. 왕자는 모닥불을 피우고 솥에 물을 끓였습니다. 그리고 오는 내내 앞으로 아무런 도움이 될 전망을 보여주지 못한 비루먹은 개 두 그릇을 퐁당 넣었습니다. 후추와 소금으로 막 간을 맞추고 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갑자기 두 그릇이 입을 열더니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lt;BR&gt;&lt;BR&gt;&quot;왕자님, 왕자님! 이러지 마세요. 저를 잡아먹지 마세요. 저는 말을 할 줄 아는 개입니다. 저를 잡아드시는 거보다 다른 쪽에 쓰시는 것이 왕자님을 위해서 훨씬 도움이 될 거에요. 제발 저를 잡아먹지 마세요.&quot;&lt;BR&gt;&lt;BR&gt;
&lt;DIV style=&quot;TEXT-ALIGN: center&quot;&gt;왕자의 눈동자가 커집니다. &lt;BR&gt;초롱초롱한 두 그릇의 눈망울과 그 눈이 마주칩니다. &lt;BR&gt;밤의 숲에 신비한 바람이 붑니다. &lt;BR&gt;말하는 개와 왕자가 만납니다. &lt;BR&gt;이런 운명적인 만남이 모든 이야기에 극적인 반전을 부여합니다. &lt;BR&gt;가장 나약한 자에게 힘을, &lt;BR&gt;가장 무력한 자에게 운명의 손길을.&lt;BR&gt;&lt;/DIV&gt;&lt;BR&gt;&lt;BR&gt;그때, 남편과 아내의 아침 식사가 끝났다. 남편은 밥상을 치우며 이 짧은 이야기의 끝을 간단히 맺었다.&lt;BR&gt;&lt;BR&gt;&quot;그러나 왕자는 두 그릇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그대로 물을 끓였습니다. 그날밤 왕자는 배가 불렀고, 다음날 힘차게 여행을 떠났습니다.&quot; &lt;BR&gt;&lt;BR&gt;아내는 혀를 찼다.&lt;BR&gt;&lt;BR&gt;&quot;그리고 왕국은 첫째와 둘째 왕자가 물려받았으며, 셋째 왕자는 그대로 세상을 떠돌다가 거지가 되었습니다. 끝.&quot;&lt;BR&gt;&lt;/div&gt;&lt;BR&gt;작가 후기: 어느 카테고리에 넣어야할까 많이 고민했습니다.</description>
			<category>단편</category>
			<author>(진산)</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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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7 Nov 2008 16:09:45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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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중년의 선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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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좌백이 강원도에 놀러갔다 왔다. &lt;BR&gt;&lt;BR&gt;여행지에서 선물이라고 이것저것을 사왔는데&lt;BR&gt;&lt;BR&gt;
&lt;p id=&quot;more2348_0&quot; class=&quot;moreless_fold&quot;&gt;&lt;span style=&quot;cursor: pointer;&quot; onclick=&quot;toggleMoreLess(this, &#039;2348_0&#039;,&#039; more.. &#039;,&#039; less.. &#039;); return false;&quot;&gt; more.. &lt;/span&gt;&lt;/p&gt;&lt;div id=&quot;content2348_0&quot; class=&quot;moreless_content&quot; style=&quot;display: none;&quot;&gt;&lt;BR&gt;&lt;STRONG&gt;1. 메밀 베개속 &lt;BR&gt;&lt;BR&gt;&lt;/STRONG&gt;... 보는 순간 &quot;이런 중년&quot; 소리가 절로 나왔다. &lt;BR&gt;&lt;BR&gt;&lt;STRONG&gt;2. 박언니가 나한테 보낸 선물이라며 꺼낸 것은&lt;/STRONG&gt; 황태포였다. &lt;BR&gt;&lt;BR&gt;순간 머리를 스친 생각은&lt;BR&gt;&lt;STRIKE&gt;..............이것이 어디서 자기 선물을 내 선물이라고 우겨 첩의 물건을 집에 들여놓으려고. &lt;/STRIKE&gt;&lt;BR&gt;&lt;BR&gt;&lt;STRONG&gt;3. 그렇다면 이 선물은 좀 마음에 들겠지 하면서 꺼내준 것이&lt;BR&gt;&lt;BR&gt;&lt;/STRONG&gt;&amp;lt;초록마을 오리쌀건빵&amp;gt; ** 뜯어서 먹다 만거 **&lt;BR&gt;... 맛은 있었다.&lt;BR&gt;&lt;BR&gt;&lt;STRONG&gt;4. 그리고 최후의 결정타&lt;BR&gt;&lt;BR&gt;&lt;/STRONG&gt;&amp;lt;송이버섯 젤리&amp;gt; &amp;lt;송이버섯캔디&amp;gt;&lt;BR&gt;&lt;BR&gt;&lt;BR&gt;&lt;STRONG&gt;우어 중년 냄새애애애애 -ㅠ-&lt;BR&gt;&lt;BR&gt;&lt;/STRONG&gt;&lt;/div&gt;</description>
			<category>소품과 풍경</category>
			<author>(진산)</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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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16 Nov 2008 01:39:19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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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름신의 묘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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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style=&quot;PADDING-RIGHT: 10px; PADDING-LEFT: 10px; PADDING-BOTTOM: 10px; PADDING-TOP: 10px; BACKGROUND-COLOR: #d0ff9d&quot;&gt;수집은 인간을 용감하게 만든다. 나쁘게 생각하면 다른 한쪽을 보지 못한다. 전진만 알고 퇴각을 모른다. 퇴각하면 수집은 멈춘다. 타산은 인간을 무기력하게 한다. 무리를 해서라도 사고 싶을 정도의 뜨거운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수집은 쓸 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 갖고 싶은 물건을 보면 고통이 따르더라도 종내는 사고 싶은 것이다. 형편이 어렵다는 것이 오히려 수집하는 이의 마음을 더욱 들뜨게 하는 것이다. 형편이 곤란하지 않은 사람은, 이 분야에서는 어엿한 뛰어난 인간이 아닐 것이다. 달마다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요모조모 물건을 구입하려는 것은, 아직 수집의 심오한 의미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런 방식이라면야 냉정함으로 가능한 일이다. 수집을 하다보면, 이따금 예산을 망각하는 일이 수반되게 마련이다. 때로는 남한테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하는 상황이 찾아온다 할지라도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사들이고 싶은 그런 심정인 것이다. 자칫 잘못햇다간 생활이 곤궁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이렇듯 무리한 행동을 감행할 만큼 수집에 열중하는 까닭은 수집이 더더욱 활기를 띠어온 증거라고도 말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보면 어리석음의 절정이겠지만, 바로 이런 어리석음에 도달하는 것이야말로 수집의 묘미다. 대개 사람들은 이런 어리석음을 흔히들 가볍게 비웃겠지만, 제정신에서 이 같은 어리석은 행동을 범하는 이유는, 수집의 어딘가에 나의 존재를 망각하게 만드는 좋은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종교를 믿는 자들은 자신의 전 재산을 온전한 정신에서 신에게 바친다. 타산적인 인간은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다. 무언가 자신을 몰입하게 하는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 거꾸로 그것은 인간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겠다. 바늘 한 뜸조차 들어갈 빈틈없는 인간에게는 어딘가 비인간적인 면이 있다.&lt;/DIV&gt;
&lt;P&gt;&lt;BR&gt;야나기 무네요시는 일본의 미술 평론가로, 우리 입장에서는 식민 통치 시절 보기 드문 조선 예술의 이해자였던 동시에, 조선 미학을 일본인의 시야안에 가둬두려고 했던 식민미학의 파종자라는 양면적인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자신이 선택한 컬렉션으로 박물관을 채우기도 했던 수집가인 &lt;STRONG&gt;야나기 무네요시&lt;/STRONG&gt;가 쓴 &lt;STRONG&gt;수집이야기&lt;/STRONG&gt;의 위 구절은, &amp;nbsp;오늘날 보통 사람에게도 이따금 강림하곤 하는 지름신의 오의를 꿰뚫고 있다.&lt;/P&gt;</description>
			<category>책갈피</category>
			<author>(진산)</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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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14 Nov 2008 00:01:2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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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눈동자 자르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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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gt;라식 수술을 했다. 일요일에 안경을 닦다가 라식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월요일에 인터넷 검색을 해서 찾은 병원에 예약을 하고 찾아가서 바로 검사를 하고 화요일에 수술을 했으니 일사천리 진행이었는데...&lt;BR&gt;&lt;BR&gt;일단 시력교정 수술은 크게 라식과 라섹 두 종류가 있는데 내가 이해한 방식대로 표현하자면 (...) 대략 비슷하긴 하지만 벗겨내는 정도가 다르고, 수술 받을 사람의 각막 상태와 교정 시력에 따라서 라식을 할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나는 검사 결과 예상했던 대로 (왜 ? -_-;;) 상태가 매우 좋아서 회복 빠른 마이크로 라식을 할 수 있었다. &lt;BR&gt;&lt;BR&gt;이하는 생생한 수술 체험 리플레이 - 무서운 분은 읽지 마세요.&lt;BR&gt;&lt;BR&gt;&lt;/P&gt;
&lt;p id=&quot;more2346_0&quot; class=&quot;moreless_fold&quot;&gt;&lt;span style=&quot;cursor: pointer;&quot; onclick=&quot;toggleMoreLess(this, &#039;2346_0&#039;,&#039; more.. &#039;,&#039; less.. &#039;); return false;&quot;&gt; more.. &lt;/span&gt;&lt;/p&gt;&lt;div id=&quot;content2346_0&quot; class=&quot;moreless_content&quot; style=&quot;display: none;&quot;&gt;눈깔(...) 수술을 할땐 마취를 어떻께 할까가 늘 궁금했다. 눈깔(...)에 주사를 푹 놓는게 아닐까 내심 떨렸는데 안약 같은 걸 톡 떨구니까 마취 끝. &lt;BR&gt;수술이 시작되자 온방에 불이 꺼지고, 눈 한쪽에만 구멍이 뚫린 거즈 같은 걸 덮었다. 그 위에 강렬한 후레쉬 빛 같은 것이 쪼여지더니 &#039;무엇&#039;인가가 다가왔다. &lt;BR&gt;감촉은 없지만, 열십자로 눈동자 위에 금이 그어졌다. &lt;BR&gt;그렇게 쪼갠 것을 걷어내자 세상이 뿌옇게 흐려지고, 잠시 후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lt;BR&gt;장님(...)이 된 내 눈구멍에 물총 같은 것으로 차가운 물이 쏘아졌다. &lt;BR&gt;그 다음에는 뭔가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나면서 지이잉 - 소리가 났다. &lt;BR&gt;그동안 눈에는 아래와 비슷한 풍경이 보였다.&lt;BR&gt;&lt;BR&gt;&lt;div align=&quot;center&quot;&gt;&lt;img src=&quot;http://yoni.sshel.com/tt/thumbnail/1/1349168965.w400-h307.jpg&quot; width=&quot;400&quot; height=&quot;307&quot; /&gt;&lt;/div&gt;&lt;div align=&quot;center&quot;&gt;&lt;img src=&quot;http://yoni.sshel.com/tt/attach/1/1295998261.gif&quot; width=&quot;400&quot; height=&quot;282&quot; /&gt;&lt;/div&gt;&lt;BR&gt;보이지는 않지만, 아마도 상상이겠지만, 레이저빔 같은 것이 횡으로 눈을 가로지르고 지나간 뒤, 처음에 벗겨낸 투명한 막을 다시 눈에 씌우고, 주걱 같은 것으로 쭉쭉 펴 바르더니, 위이잉 소리가 나는 드릴 같은 것으로 눈 가장자리에 꼭꼭 박아넣는 것으로 끝.&lt;BR&gt;&lt;BR&gt;물론 한쪽만 끝난 거다. 같은 과정이 반대편 눈에도 반복되었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다음에 뭐가 올지 알고 당하는 쪽이 1.5배쯤 더 무섭다.&lt;BR&gt;&lt;BR&gt;수술을 마치고 30분쯤 쉰 뒤에 거리에 나오니, 모든 원거리의 사물들이 또렷하게 보인다. 굉장히 낯선 느낌이 들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안경을 쓰고 보는 것과 비슷해서 낯설지는 않다. 다만, 이게 안경을 안쓰고 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신기하다. &lt;BR&gt;&lt;BR&gt;한동안 잠 잘 때 눈을 건드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투명한 눈마개 같은 것을 쓰고 자라고 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눈두덩에 눈마개 자국이 났다. 판다가 따로 없다. -_-;;&lt;BR&gt;수술 후에 검사 받으러 갔더니 예상대로 (왜? -_-;;) 아주 양호하단다. &lt;BR&gt;&lt;BR&gt;이제 라면 먹을 때 안경을 안벗어도 된다. 기쁘다.&lt;/div&gt;
&lt;P&gt;&lt;BR&gt;&lt;BR&gt;&amp;nbsp;&lt;/P&gt;</description>
			<category>마님의 일상</category>
			<author>(진산)</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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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12 Nov 2008 21:24:00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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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윌리엄 터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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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img src=&quot;http://yoni.sshel.com/tt/thumbnail/1/1316696217.w680-h497.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497&quot; width=&quot;680&quot; /&gt;&lt;/div&gt;&lt;BR&gt;&lt;BR&gt;
&lt;P style=&quot;TEXT-ALIGN: center&quot;&gt;&lt;div align=&quot;center&quot;&gt;&lt;img src=&quot;http://yoni.sshel.com/tt/thumbnail/1/1316696217.w400-h292.jpg&quot; width=&quot;400&quot; height=&quot;292&quot; /&gt;&lt;/div&gt;&lt;div align=&quot;center&quot;&gt;&lt;img src=&quot;http://yoni.sshel.com/tt/thumbnail/1/1179343096.w400-h396.jpg&quot; width=&quot;400&quot; height=&quot;396&quot; /&gt;&lt;/div&gt;&lt;div align=&quot;center&quot;&gt;&lt;img src=&quot;http://yoni.sshel.com/tt/thumbnail/1/1026544493.w400-h295.jpg&quot; width=&quot;400&quot; height=&quot;295&quot; /&gt;&lt;/div&gt; &lt;/P&gt;&lt;BR&gt;</description>
			<category>다른 매체</category>
			<author>(진산)</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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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20 Jul 2008 05:25:09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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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논검</title>
			<link>http://yoni.sshel.com/tt/mars/entry/%EB%85%BC%EA%B2%80</link>
			<description>한달은 더 지난 일이다. 새벽 한 시가 넘었는데, 이재일씨가 오랜만에 집에 놀러온다고 했다. 새벽 한 시가 넘은 때에 게임을 하고 있던 나는 투덜거렸다. &quot;도대체 이런 시간에 남의 집에 놀러오는 사람이 어디 있어?&quot; 사실, 많다. 주변에 온통 이런 인간 천지다.&lt;BR&gt;&lt;BR&gt;좌백과 둘이 앉아 술 마시는 걸 구경했다. 둘이 나누는 이야기가 가관이다. &lt;BR&gt;&lt;BR&gt;
&lt;p id=&quot;more2344_0&quot; class=&quot;moreless_fold&quot;&gt;&lt;span style=&quot;cursor: pointer;&quot; onclick=&quot;toggleMoreLess(this, &#039;2344_0&#039;,&#039; more.. &#039;,&#039; less.. &#039;); return false;&quot;&gt; more.. &lt;/span&gt;&lt;/p&gt;&lt;div id=&quot;content2344_0&quot; class=&quot;moreless_content&quot; style=&quot;display: none;&quot;&gt;1. &lt;BR&gt;&lt;BR&gt;좌백: 너 글 좀 쓰냐?&lt;BR&gt;재일: 그러는 형은?&lt;BR&gt;좌백: 그래도 내가 너보다는 낫지. XXXX도 냈는데. (뻔뻔하다)&lt;BR&gt;재일: 그렇게 말하면 나도 XXXX 냈지.&lt;BR&gt;&lt;BR&gt;두 사람이 말한 XXXX는 다 몇년쯤 전에 나간 &#039;신간&#039; 이다. &lt;BR&gt;&lt;BR&gt;진산: 어이. 두 인간. -_-; 실장님 (용대운씨) 한테 전화 넣을까?&lt;BR&gt;좌백/재일: 찔끔&lt;BR&gt;진산: 실장님이 여기 오면 짱 드시겠네. 그래도 군림천하는 얼마 전에 새거 나왔잖아? &lt;BR&gt;좌백/재일: 술이나 먹자 -_-;;&lt;BR&gt;&lt;BR&gt;2. &lt;BR&gt;&lt;BR&gt;좌백: 그래, 요샌 뭐 하고 있냐?&lt;BR&gt;재일: XXX *권을 다시 고쳐 쓰고 있어. &lt;BR&gt;좌백: 뭐? 또? 야. 너도 참 징하다. 이미 *권에 끝냈어야할 이야기를 뭘 그리 붙잡고 질질거려?&lt;BR&gt;재일: (발끈) 그러는 형은? 그렇게 치면 대도오도 사실 1권에 끝났어야 하는 이야기 아냐? &lt;BR&gt;좌백: 쳇 -_-;;; &lt;BR&gt;진산: 풉 (둘 다 비웃는다)&lt;BR&gt;좌백/재일: (진산을 보고) 당신은 뭘 비웃어! 왜 사천당문 뒤에 이야기 더 있으면서 안써? (끝난 이야기를 가지고 질질 끈다고 서로를 비난하던 두 사람이 안끝난 이야기를 더 안쓴다고 이번엔 제 3자를 공격한다)&lt;BR&gt;진산: 어이. 나한테는 계약되지 않은 이야기는 끝난 이야기야. (단호)&lt;BR&gt;좌백/재일: 술이나 먹자. -_-;;&lt;BR&gt;&lt;BR&gt;3. &lt;BR&gt;&lt;BR&gt;그러고도 한참 동안, 두 사람이 무협 이야기로 시간을 때우는 걸 구경하다가.&lt;BR&gt;&lt;BR&gt;진산: 와우 하는 애들이 쓰는 말 중에 &#039;입와우&#039; 라는 말이 있어.&lt;BR&gt;좌백/재일: 그게 뭐야?&lt;BR&gt;진산: 주둥이로 와우한다, 그런 뜻이지. 실제 실력과 무관하게 입만 산거를 가지고 비웃는 말이야.&lt;BR&gt;좌백: 입스타 비슷한 말이군.&lt;BR&gt;진산: 두 사람을 보니까 딱 &#039;입무협&#039;이라는 말이 생각나.&lt;BR&gt;좌백/재일: -_-;; 술이나....&lt;BR&gt;&lt;BR&gt;그 둘이 만난 지도 십년이 지났다. 무협시장의 행태에 탄식하고 분노하고, 무협 쓰기를 가지고 머리를 쥐어뜯던 20대말과 30대의 시간들도 저물어간다. 이미 시효가 만료된 분노와 정열을 그렇게 되새김질 할 수 있다니 참 신기하다. 사람이란, 언제나 타인에게 타임머신이 될 수 있는 모양이다. &lt;BR&gt;&lt;BR&gt;&lt;/div&gt;</description>
			<category>마님의 일상</category>
			<author>(진산)</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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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25 May 2008 04:58:4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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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크엘프 트릴로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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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style=&quot;PADDING-RIGHT: 10px; PADDING-LEFT: 10px; PADDING-BOTTOM: 10px; PADDING-TOP: 10px; BACKGROUND-COLOR: #c9edff&quot;&gt;드리즈트가 애써 웃으며 말했다. &quot;때론 제 선택이 이기적인 행동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quot;&lt;br /&gt;&quot;보통은 생존이라는 것 자체가 이기적인 행동이지.&quot; 몬톨리오가 대꾸했다. &lt;/DIV&gt;
&lt;P&gt;내가 드리즈트를 처음 만난 것은 양부의 재촉을 받으며 캔들킵을 황급히 떠나다가 악당들의 습격을 받아 양부가 살해당한 악몽의 밤이 지난 다음 날이었다. 그러니까 발더스 게이트. 이젠 그 마을 이름이 캔들킵이었는지, 살해당한 것이 양부였는지 그냥 스승이었는지 삼촌이었는지도 가물거린다. 아무튼 드리즈트의 아이템 좀 얻어보겠다고 맵 끝에서 끝까지 도망다니며 &quot;전원 석궁 일제 장전! 무빙 샷!&quot; 으로 피땀 흘려 잡았던 것은 기억난다. &lt;br /&gt;&lt;br /&gt;포릴의 걸어다니는 전설 엘민스터와 함께 뭇 모험가들의 피를 끓게 하는 스타급 오피셜 엔피시인 드리즈트의 이야기니까, 뭐 이것은 소설을 기대한다기 보다는 일종의 스타 자서전 읽기 같은 느낌으로 대한 책이다. 드리즈트의 초기 시절 이야기라, &quot;아니, 그 드리즈트에게도 이런 시절이&quot; 싶다. &amp;nbsp;블리자드 오피셜 소설이나 D&amp;amp;D 쪽이나 다 그렇듯이 전형적이지만, 무겁게 폼을 잡고, 그래서 아주 허무하지는 않다. &lt;br /&gt;&lt;br /&gt;그러고보면, 티알피지를 할때 종종 이도류를 구사하는 엘프형의 레인저/파이터를 모델로 삼아 캐릭터를 만들려고 기를 쓰다가 마스터와 룰의 장벽에 가로막혀 분루를 삼키던 남자애들이나, 특이한 성격에다가 무지무지 강한 이도류 드로우 엘프 엔피시를 등장시켜놓고 이름은 절대 알려주지 않으면서 음흉한 웃음을 흘리는 마스터들, 그리고 캐릭터는 모르는체 하면서도 플레이어끼리는 꺄꺄 거리며 드리즈트야 드리즈트야 하고 소리지르던 플레이어들의 로망이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한다. 시트로 꾸미면 A4 반장 안에 들어갈 드리즈트의 능력을 소설책 3권 안에 풀어놓으면 상당히 그럴듯해 보인단 말이지. &lt;/P&gt;</description>
			<category>책</category>
			<author>(진산)</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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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3 Jan 2008 23:49:2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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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일스 밀턴] 사무라이 윌리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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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style=&quot;TEXT-ALIGN: center&quot;&gt;배는 모두 다섯 척이었다. &lt;br /&gt;배의 네덜란드식 이름은 호프, 헤로프, 리프데, 트루브, 블라에데 보드스호프였다. &lt;br /&gt;다소 부정확한 번역이기는 하지만 &lt;br /&gt;영국의 연대기 작가는 &lt;br /&gt;나중에 배 이름을 각각 희망, 신념, 사랑, 신의, 기쁨의 전령사라고 옮겼다. &lt;br /&gt;배 이름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참으로 부적절했다. &lt;br /&gt;&lt;br /&gt;&lt;STRONG&gt;&#039;희망&#039;과 &#039;신념&#039;은 보급품 부족에 시달렸고, &lt;br /&gt;&#039;사랑&#039;은 그 존재조차 없어졌으며, &lt;br /&gt;&#039;신의&#039;는 이리저리 먼길을 돌아다녔다. &lt;br /&gt;&#039;기쁨의 전령사&#039;의 생존자들이 마침내 귀향했을 때 &lt;br /&gt;그들이 전한 소식은 웃음보따리가 아니라 눈물과 탄식을 불러일으켰다.&lt;/STRONG&gt;&lt;/DIV&gt;</description>
			<category>책갈피</category>
			<author>(진산)</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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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0 Dec 2007 08:50:18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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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싫어하는 방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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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gt;인간은&lt;br /&gt;자신이 지지하는 것에 대한 지지 방식보다&lt;br /&gt;자신이 반대하는 것에 대한 반대 방식으로&lt;br /&gt;더 자신을 잘 드러내는 것 같다.&lt;br /&gt;&lt;br /&gt;요리만화나 소설 등등에 많이 언급되는 샤바렝의 말이 있다.&lt;br /&gt;&amp;lt;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보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amp;gt;&lt;br /&gt;&lt;br /&gt;비슷하다. &lt;br /&gt;&amp;lt;당신이 반대하는 것에 대해 말해보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amp;gt;&lt;br /&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마님의 일상</category>
			<author>(진산)</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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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05 Oct 2007 03:04:53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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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책의 맛 ; 클로디아의 비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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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style=&quot;PADDING-RIGHT: 10px; PADDING-LEFT: 10px; PADDING-BOTTOM: 10px; PADDING-TOP: 10px; BACKGROUND-COLOR: #c9edff&quot;&gt;
&lt;DIV class=&quot;imageblock left&quot; style=&quot;FLOAT: left; MARGIN: 0px 5px 0px 0px; TEXT-ALIGN: center&quot;&gt;&lt;a href=&quot;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php?bid=174712&quot;&gt;&lt;IMG alt=&quot;클로디아의 비밀&quot; src=&quot;http://bookimg.naver.com/coverimg/libro/book_img/499/124925_8949190125.jpg&quot; border=0&gt;&lt;/a&gt;&lt;br /&gt;&lt;a href=&quot;http://openyourbook.net/isbn/8949190125&quot;&gt;가격비교&lt;/a&gt;&lt;/DIV&gt;&amp;nbsp;클로디아가 말했다.&lt;br /&gt;&quot;불가능한 건 없어요.&quot;&lt;br /&gt;클로디아의 말은 엉성한 연극에서 서툰 배우가 말하는 것과 똑같이 어설프게 들렸다. 나는 느긋하게 말했다. &lt;br /&gt;&quot;클로디아, 사람이 여든 두 살이 되면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고, 불가능한 것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단다.&quot;&lt;br /&gt;&lt;br /&gt;&lt;/DIV&gt;&lt;br /&gt;&lt;br /&gt;조금 고민인 것이, 요샌 도무지 뭘 하고 싶은 생각 자체가 안든다는 거다. 남과 무슨 주제로 이야기하고 싶은 욕심도 안들고, 뭘 완성해서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 그나마 남은 희미한 욕구가 이미 질러 놓은 것들에 대한 마무리나 짓자, 정도고. 인생 한 백년 격동적으로 살고 &#039;다 이루었다&#039;고 한숨 내쉴 만한 처지나 되면서 이러면 고민할 일이 없는데 아직 한창 나이에 -_-;; 이러고 있으니 내 안의 착한 내가 나를 걱정한다. &lt;br /&gt;&lt;br /&gt;아무튼 그런 의욕부진의 한 맥락으로, 책도 예전에 읽었던 것들이나 뒤적뒤적 찾아보고 있는데 그중 또 하나가 이 클로디아의 비밀. 역시 어린 시절 최고의 장서 -_-; 계몽사 아동문학 전집 중 한 권으로, 케스트너의 동화나 소공녀, 소공자 시리즈가 나름대로 메이저 (...) 급이라면 이건 상당히 마이너.. 취향이었던 것 같다. 미국 사는 꼬마기집애 클로디아가 무료하고 개성 없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동생 제이미와 함께 가출을 해서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숨어 살다가 겪는 사소한 모험담이다. &lt;br /&gt;&lt;br /&gt;사실 케스트너의 동화나 소공녀, 소공자에는 강력한 이야기의 힘이라는게 있다. 정글북도 그렇고. 소년소녀의 마음을 사로잡을 요소가 분명히 보인다. 그런데 클로디아의 비밀은 안 그렇다. 미스테리가 있지만, 솔직히 애들이 좋아할 법한 미스테리가 전혀 아니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는 참 좋았다. &lt;br /&gt;&lt;br /&gt;기억 속에서, 이 책의 장점은 클로디아와 제이미라는 캐릭터였다. 나한테는 이 아이들이 미국 아이들이라기 보다, &amp;lt;서울 애들&amp;gt; 같은 깍쟁이로 느껴졌고, 그래서 서늘한 매력이 있었다. 불쌍하다거나, 부당하게 핍박받는다거나, 그런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다. 분명히 메이저급 동화의 격렬하고 곡절 많은 캐릭터들에게도 매력이 있었지만, 유달리 안 그런 이 남매들도 상당히 신선한 맛이 있었다. 나한테는 또 이 남매를 연상시키는 외사촌형제가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 &lt;br /&gt;&lt;br /&gt;이 책에서 자극받을 수 있는 &#039;맛&#039;은 주로 &#039;과자&#039; 맛이었다. 클로디아와 제이미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숨어 살기 때문에, 폐관 시간이 되면 은신 장소에 숨어 있다가 관람객과 직원들이 모두 물러간 다음에야 나와서 르네상스관의 골동품 침대에서 잠을 잤다. 당연히 야식을 사먹으러 나갈 수 없다. 그래서 밤새 배고픈 경험을 하고나서는 폐관 시간이 되기 전에 크래커를 잔뜩 사서 주머니에 쑤셔넣고 그거로 긴밤의 공복을 달래는 장면이 나온다. 티나 크래커였나? 짭짤한 크래커 사이에 땅콩 샌드를 얇게 바른 과자를 먹으면서 이 장면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lt;br /&gt;&lt;br /&gt;누군가 버린 초콜렛을 남동생 제이미가 주워먹고 죽는 시늉을 하는 장면도 있는데, 이 장면에서 연상되는 초콜렛의 맛은 보통 가게에서 구할 수 있는 가나 초콜렛 같은 맛이 아니었다. 앞에도 말했다시피 나한테는 방학 때 이따금 서울 가서 만나는 외사촌형제들이 있었다. 내 또래인 그 아이들이 아주 이상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을 목격한 기억이 있다. 일단 사촌 남동생은 미니카라는 것을 모으더라. 신기했다! (....) 우표 말고 다른 걸 모을 수도 있다니. 게다가 &#039;지우개&#039;도 모으더라. 그 지우개들은 각종 외국의 국기 모양이라든가, 과일 모양 등등 동네 문방구에서는 감히 찾아볼 수도 없는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독특한 지우개들이었다. 초콜렛 모양 지우개도 있었고, 오렌지 모양 지우개도 있었는데, 냄새 또한 초콜렛, 오렌지 향이었다. 문제는, 이 콜렉션용 지우개는 절대 글씨 지우는 용도로는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항상 완벽한 형태를 유지한채 향긋한 냄새만 폴폴 풍긴다. .... 먹고 싶게시리.&lt;br /&gt;&lt;br /&gt;사촌 형제의 어머니, 즉 이모님은 아이들 간식용의 초코바를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가끔씩 꺼내주곤 하셨는데, 이것 역시 내가 살던 소도시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물건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소형 스니커즈 비슷한 건데, 수입식품이었던 듯 하다. 그냥 가나 초콜렛 이런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낯선 맛이었고, 맛있어서가 아니라 신기해서 먹었던 그런 기억이다. 그런데 이 초코바와 그 초코 지우개는 모양과 냄새와 크기가 대략 비슷했다. ..... 불과 일이년 사이에 지우개 모으기라든가 특이한 연필 모으기는 내가 살던 소도시에도 전파되긴 했다. 사촌형제가 나한테 그 초코바 지우개를 주었는지, 아니면 일이년쯤 뒤에 내가 비슷한 초코 지우개를 샀는지, 그도 아니면 하도 먹고 싶어서 그걸 슬쩍 했는지는 기억이 희미해서 분간이 안가는데, 아무튼 그 물건(혹은 그와 유사한 물건)이 내 소유가 된 어느날. 그 초코 지우개를 한번 먹어본 일이 있다. (....) 물론, 지우개는 지우개 맛이었다. 웩. 이 기억 때문인데, 좀 웃기지만 클로디아의 비밀에서 초콜렛이 나오면 나는 이모님이 주던 초코바의 오묘한 맛과, 초코향 지우개의 고무맛을 동시에 떠올릴 수 있었다. 웩. &lt;br /&gt;&lt;br /&gt;마지막으로, 두 남매가 미술관의 분수대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는데, 발바닥에 뭔가 차가운게 밟혀서 보니까 소원을 빌면서 관람객들이 던진 동전이었다. 뜻밖의 부수입을 챙긴 남매는 다음날 나름대로 &#039;성찬&#039;을 차려 먹는데, 이 장면은 정말 큰 미스테리였다. #%#%#$라든가 @#$%@#%라는 무슨 패스트푸드를 먹은 것 같은데, 그때 당시 나는 그게 뭔지를 알 수가 없었다. 여기서, 강원도 소도시에서 자란 나는 큰 의문에 잠겼다. -_-a&amp;nbsp; 이것은 서울 아이들, 혹은 미국 아이들이나 먹을 수 있는 정체불명의 무엇이다. 그 무엇은 대체 어떤 맛일까!?? &lt;br /&gt;&lt;br /&gt;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클로디아의 비밀을 보았다. 크래커 부분은, 뭐 기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초콜렛 부분은, 역시 고무는 먹을게 못된다라는 교훈을 되새겨 주었다. 반면 이모님이 주셨던 초코바는 요새의 스니커즈 같은 초코바보다 땅콩이나 누가의 비율은 적고, 마쉬맬로우 같은 것이 많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내 기억보다 훨씬 달지도 모르겠다. 노란 맛이 아니라 흰 맛이었다, 라는 감각이 어렴풋이 살아난다. &lt;br /&gt;&lt;br /&gt;마지막으로 서울 아이들이나 미국 아이들만 먹는 그 정체불명의 무엇(...!)은 ... 지금 와서 읽어보니 어디에도 없다. 이해 못할 음식이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다. 오호, 여기서 그 세월이 흐르는 동안 미국의 식문화가 얼마나 우리들 생활 깊숙하게 들어와있는가를 개탄해야 하는건가 잠시 고민이. -_-;;&lt;br /&gt;&lt;br /&gt;&amp;lt;클로디아의 비밀&amp;gt;은 수십년만에 다시 봐도 좋았다. 아니, 어려서는 그리 크게 감탄하지 못한 부분에도 감탄하게 되었으니 &#039;더&#039; 좋았다고 봐야겠다. 그 사이에 나는 &#039;좀 더 확고한 마이너 취향&#039;을 갖게 된걸까? 이 책에 대해서 짧게 말한다면, &amp;lt;딸년이 있으면 꼭 읽혀주고 싶은 책&amp;gt; 이다. -_-b 비밀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는 나이 먹어 읽어도 여전히 폐부를 찌른다. 그런데 이런 인생의 진리는 왠지 아들놈하고는 꼭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든단 말이지. &lt;br /&gt;</description>
			<category>책</category>
			<author>(진산)</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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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30 Sep 2007 02:08:35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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